運(운)보다 命(명)이고 命(명)보다 心(심)이라! (2) 2012.8.31
사람이 살다보면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수긍이야 가지만, 중요한 일이라면 겁부터 먹을 일이 아니라 냉철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냉철하게 대처하려면 마음속에 대처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겁부터 먹을 일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며 달리 판단할 수 있는 어떤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어떤 무엇’이란 것이 과연 어떠한 것일까?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통찰도 될 수 있을 것이고, 급할수록 돌아가는 것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는 지혜도 되겠다. 또 모를 경우 주변의 사람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는 개방적인 자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確率(확률)이라는 합리적인 사고법도 그 어떤 무엇이 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무조건 지레 겁부터 먹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에는 이처럼 우리 속에 다양한 그 무엇들이 있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니, 흔히 이런 것을 우리는 삶의 經綸(경륜)이라 한다.
생각지도 않던 행운을 만났을 때도 삶의 경륜이 필요하다. 왜냐면 望外(망외)의 행운으로 해서 위기를 自招(자초)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거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이는 幸運(행운)을 하나의 좋은 발판으로 삼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행운 때문에 일을 그르치고 심지어는 몰락의 길을 간다.
좀 더 삶의 경험이 쌓인 자라면 내가 행운을 붙잡았을 때 그냥 좋아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로 해서 어느 누구가 불운 혹은 불행하게 되는가를 살핀다.
그리고 그것이 좀 더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성립된다고 하면 나로 해서 불이익을 당한 자가 내게 원한이나 질투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 상대가 눈앞에선 당장 썩은 미소를 짓기는 하겠지만 어느 때가 되면 그것이 앙갚음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행운 역시 위기에 못하지 않게 우리를 시험하는 것이니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님이다.
그러나 뭐니 해도 가장 위험하고 나쁜 생각이 하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남들은 저토록 잘 나가는데 왜 유독 나만 찌질한 것일까 하고 열등감 또는 劣敗(열패)의 생각을 갖는 순간이 바로 그렇다.
우리의 두뇌는 고도로 조직되어 있기에 열등감과 열패의 심정을 즉각적으로 혹은 시간을 두고 합리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건 내가 능력이 없거나 잘못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반칙을 했다거나 더 나아가서 시스템 자체의 문제인 것이고 심지어는 세상은 원래 악한 놈들이 득세하는 구조로 되어있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도록 우리의 뇌 구조는 만들어져있다.
사실 이는 生命(생명)의 論理(논리)이다. 생명은 어떤 순간에도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좌절감이나 열패의 감정을 지우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논리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겪기 마련인 다양한 어려움과 장애를 극복하도록 힘을 부여한다. 삶의 근원적인 動力(동력)이다.
하지만 바로 이 생명의 논리 또는 원동력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오히려 그것이 우리를 옥죄고 죽게 만드는 쪽으로 작동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맹목적인 사랑, 癡情(치정)으로 인해 이 세상에는 실로 무수한 일과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세상은 1등만 알아주는 곳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메달이 아닌 까닭에 은도 있고 동도 있는 것인데, 공연히 스스로 1등만 알아준다고 自虐(자학)을 하고 그를 통해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이 인간이다.
自虐(자학) 역시도 우리가 가진 생명의 논리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자기 합리화인 것이다.
금메달은 금의 가치가 있고 은메달은 은의 가치가 동메달은 동의 가치가 엄연히 주어져 있으니 이것이 세상의 정확한 모습인데, 스스로 금만 알아준다고 거짓 생각을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들로 가득 차있다. 여기저기 온통 낚시 바늘에 걸린 다양함 미끼들이 떠다니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신을 유혹해오고 있다.
상업광고 또한 대단하다, ‘정상에서 출발하라’고 하는 광고가 기억난다. 정상은 도달해야 할 최종 목표지이지 출발점이 아니건만, 이런 말이 되지도 않는 낚시질에 연일 수많은 사람들이 낚여드는 대한민국이다.
당신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 혹은 우아한 몇 분만을 모십니다, 고가 주택의 분양광고는 으레 이런 식이다.
관심이 가서 가격을 물어보니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로 비싸다. 그러면 아, 그렇구나 하면 끝날 일인데, 공연히 속이 상한다.
아, 나는 정말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런 집 한 채도 살 능력이 없으니 하고 自嘲(자조)를 하고 한탄을 한다. 더 웃기는 것은 갑자기 난데없이 현대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이론가로 돌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니! 집장사가 기술을 동원하고 어렵게 자금을 마련해서 지어놓은 집을 분양하기 위해 입발림해 놓은 별것도 아닌 광고 문구에 왜 당신의 속이 상해야 하는가!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이런 유해한 말들에 젖어들고 결국 중독이 되고 만다.
그러니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정상적이고 온전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至難(지난)한 일이 아니라 할 것이다. 애꾸눈 나라에서 두 눈 다 뜨고 사는 것과 같다.
더 심한 경우는 이렇다.
두 눈 다 뜨고 살되 때로는 마치 한눈이 보이지 않는 애꾸 시늉 정도만 가끔 하면 된다. 그런데 남들과 융화한다는 명분하에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일부러 한 눈을 스스로 自害(자해)하는 어처구니없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세상은 때로 이치와 상식에 어긋난 것처럼 여겨지는 일들도 많다. 하지만 그건 그저 그런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도 이치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라거나 그것에 동조하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실패했을 경우 참된 원인을 찾고 고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이 바닥이 원래 그래, 앞으로 나도 인정사정 같은 건 없다’고 하면서 이상한 쪽으로 결의를 다지는 세상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自害(자해)와 自虐(자학), 自嘲(자조) 등의 몹쓸 감정으로 넘치고 있다. 여기에 소위 ‘대세’라는 이름하에 ‘쏠림’ 현상까지 더하여 더 이상 걷잡을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모두 잘못된 인식과 판단에서 생겨난 잘못된 관념이건만, 또 다시 이를 ‘내가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식의 自己合理化(자기합리화)로 치장을 한다.
잘 살고자 하고 또 어려울 경우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는 생명의 논리가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음이다.
잘못된 생각이 속에 있어도 好運(호운)이 오면 그런대로 성취하고 누린다. 하지만 운이 다하면 잘못된 생각 하나가 그것이 아무리 미세한 것이어도 마침내 나를 옭아매고 결과 나락으로 빠지게 만든다.
運(운)이야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인 것이니 어떤 마음으로 살든 한때 시절을 누린다. 하지만 命(명)이 좋은 사람은 운이 가도 크게 어려운 일이 없다.
그런데 명이 좋다는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같이 좋은 명을 받아 태어난 사람일지라도 성장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건전한 상식을 가졌느냐의 與否(여부)에 따라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그렇건만 생년월일시를 고쳐 소위 사주를 갱신하는가 하면 멀쩡한 이름을 고치고 있지도 않은 손금을 수술로 만들어 행운을 불러들이고자 하는 이런 행동은 과연 또 무엇일까?
모든 것은 결국 운명의 봄에 당신이 어떤 생각에서 어떤 무엇을 당신의 밭에 심었느냐에 따라 운명의 가을에 얻는 수확이 결정된다. 물론 그 도중에 얼마나 열심과 정성으로 작물을 가꾸고 관리하느냐 역시 가을의 수확을 결정짓는 것이니 이는 자연한 이치라 하겠다.
그러니 가을의 수확과 겨울의 安居(안거)를 누리고자 한다면 그것은 운에 달린 일이 아니요, 명에 좌우되는 것도 아닌 것이니 그저 바른 생각을 통해 다져가는 바른 마음가짐에 있다 하리라.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넓고 커서 때론 납득이 가질 않고 종잡기가 어렵다. 하지만 바로 보고 바로 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삶의 연륜이 쌓이면서 간단하고도 명료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운명은 정해져 있지만, 공부하고 수양하는 것은 당신에게 달린 일이기에 그렇다.
창밖을 보니 청량한 하늘에 확연한 가을햇볕이다. 가을의 전반은 따가운 계절이고 후반은 서늘하고 화려하다. 하지만 모두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출처]<a href='http://www.hohodang.com/?bbs/view.php?id=free_style&no=873' target='_blank'>호호당 블로그</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