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수레바퀴란 결국 무엇인가? #4 2014.4.16
빙글빙글 물레방아처럼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잘도 돌아가는 저 운명의 수레바퀴, Rota Fortunae 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로 하여금 빛나는 영광의 자리에 가져다 놓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로 더 없는 굴욕의 시간 속으로 밀어 넣는 저 수레바퀴는 과연 무엇인 걸까?
여기서 말을 약간 에둘러갈 까 한다. 디테일을 좀 더 첨가하는 의미에서.
힌두 신화에는 세 명의 위대한 신이 있으니 시바(Shiva)와 비슈누(Vishnu) 그리고 브라흐마(Brahma)이다.
이는 사실 기독교의 聖父(성부)와 聖子(성자) 聖靈(성령)이 하나의 실체인 하느님 안에 존재한다는 삼위일체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삼위일체’라는 교의가 힌두교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도 있다.)
힌두의 세 위대한 신중에 시바는 흔히 ‘파괴의 신’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가 세월이 너무 흘러서 낡아버리면 그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데 이는 브라흐마의 역할이라 한다. 이에 다시 新生(신생)의 우주를 변화 발전시키는 작업은 비슈누가 맡는다.
시바는 ‘파괴의 신’이다 보니 사람들은 많이 두려워한다. 죽음을 주고 파괴를 하니 당연할 밖에. 하지만 죽이고 파괴해야만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질 것이니 시바는 사실 어쩔 수 없이 惡役(악역)을 맡았을 뿐이다.
시바의 神像(신상)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서 나타라자(nataraja)라는 신상이 있다.
‘나티야’는 춤, ‘라자’는 왕을 의미하기에 ‘춤추는 왕’이란 뜻이다. 나타라자 神像(신상)은 13세기까지 인도 남부의 타밀 지역에 군림했던 촐라 왕조 시대에 만들어졌다.
모습을 보면 시바가 불타는 수레바퀴 한 가운데에 우뚝 서서 춤을 추고 있다. 힌두 신화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보셨거나 또는 인도에 다셔 오신 분들은 가게에서 모조품 상을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시바가 맡은 죽음과 파괴라는 惡役(악역)은 본질에 있어 나 호호당이 운명의 순환에서 말하는 ‘겨울’에 지나지 않는다.
11월이 지나 낙엽지고 풀은 시들며 이윽고 눈이 내려 대지를 하얗게 덮어버린다. 저 모습은 바로 죽음과 파괴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그 모습을 조금 어렵게 말하면 ‘시바의 顯現(현현)’인 것이고 그냥 쉽게 말하면 시바가 나타나서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겨울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데 물론 정상이다. 그러니 죽음과 파괴의 신 시바 역시 두려운 대상이다.
하지만 낡은 것은 치우고 비워야만 새것들이 나타나 그 공간을 메울 것이다. 낙엽이 져야만 다음 해 봄에 新綠(신록)이 움을 트고 채울 것이다. 오래 살은 자는 죽어주고 치움을 당해주는 것이 ‘세상을 누린 자로서의 매너’가 아니겠는가.
그렇다, 오랜 산 자는 없어져 주는 것이 매너이고 예절이다. 더 살고픈 미련이야 왜 없으랴 만은 그 또한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이니 너무 걱정할 것은 없지 않은가. (그러니 사는 동안 잘 살아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 시바가 맡은 죽음과 파괴의 역할은 사실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따라서 시바가 추고 있는 죽음은 파괴의 춤은 사실 파괴만이 아니라 생성과 소멸의 춤이고, 창조와 발전, 영광과 파괴의 춤이며 永劫回歸(영겁회귀)의 춤이다.
다만 창조는 브라흐마가 맡고 발전과 번영은 비슈누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 모두 동일한 본질을 가졌지만 달리 부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시바 상 뒤에 놓인 불의 수레바퀴는 우주적 생성과 소멸, 탄생과 파괴의 영원한 수레바퀴인 것이고 이는 고대 로마에선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가 주재했던 바로 그 수레바퀴, Rota Fortunae 인 것이다.
이는 동시에 ‘세상만사 둥글둥글 호박 같은 세상 돌고 돌아’ 하고 유쾌하게 노래하는 가수 조영남의 노래 ‘물레방아 인생’에 나오는 바로 그 물레방아의 바퀴이기도 하다.
이 수레바퀴에 대한 생각은 따라서 이미 여러 천 년 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 널리 존재해왔고 이어져왔다.
다만 문제는 그것이 워낙 막연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아닌 것 같기도 한 까닭에 더러는 迷信(미신)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었고 또 더러는 아니야 인생을 살아보니 세상은 돌고 도는 것 같아 하고 성찰하는 이도 있어왔다.
이에 동아시아 세계에선 명리학이란 이름의 운명을 예측해보려는 노력이 생겨났고, 서양에선 흔히 점성술이란 이름으로 이어져왔으며, 실은 전 세계 어딜 가나 나름의 운명학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이 수레바퀴의 운동규율과 법칙을 알아내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여러 천 년이 소요되었다.
그러다가 2000 년대 초반에 와서 대한민국의 한 사람에 의해 마침내 그 정체와 규율, 법칙이 상세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바, 동서양의 여러 古典(고전)에 대한 이해와 ‘위키피디아’라는 도구를 통해 검증이 되고 확인이 되었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實在(실재)하는가? 이것이 너무 궁금해서 거의 반평생을 연구해왔는데, 정작 그것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니 또 다른 문제들을 안게 되었다.
이것의 운동법칙을 세상에 공개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그렇다면 과연 이것이 존재하는 근원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문제 등등 새롭게 많은 과제들을 홀로 덜컥 떠안게 된 것이다.
수레바퀴가 생겨나오는 근원은 제1차적으로 저 自然(자연)이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또 다시 봄과 여름 순으로 무한히 이어져가는 계절의 순환이다. 절로 변화해가는 계절이니 스스로 自(자)에 그럴 然(연), 즉 自然(자연)이라 하는 것이다.
이야말로 저절로 영원히 옮겨가고 영원히 되돌아오는 것이니 永劫回歸(영겁회귀), eternal return 이 바로 자연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계절의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를 따져보자.
사실 대단히 쉽고 우리 모두 이해하고 있다.
자전축이 23.3 도 기울어진 지구가 한 해에 한 번 태양을 빙 둘러서 돌아오는 것, 公轉(공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만일 자전축이 똑바로 선 상태라면 계절의 변화는 생겨나지 않는다. 공전 궤도 상 어느 위치에 있어도 동일한 양의 빛을 받을 것이니 계절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또 지구가 1년에 한 번 태양을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계절의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계절이 생겨나는 것은 기울어진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것이 계절이 생성되는 근원이다.
이처럼 계절이 존재하는 까닭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시절에 이미 배웠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 개개인마다 나아가서 존재하는 모든 일과 사물마다 주어진 운명이란 것에 대해 얘기해보자.
운명이란 말을 약간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말하면 運(운)이란 바로 자연의 사계절처럼 사람 각각마다 사계절이 존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命(명)이란 저마다 타고난 기질과 취향, 즉 유전적 요소라고 말해도 좋다.
저마다 맞이하는 계절과 저마다 타고난 유전적 성향을 합쳐서 運命(운명)이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나 호호당은 1955 년 양력 7월 25일 새벽 4시에 태어났다.
그렇다면 왜 나는 1955 년 7월 25일 새벽 4시에 태어났을까?
그 이유는 내 부모님이 그로부터 대략 40 주 전에 나를 만들었기 때문일 것인데, 그렇다면 두 분이 섹스를 수시로 했을 터인데 왜 하필이면 40 주 전인 1954 년 10월 초 경에 임신이 되었던 것일까?
그 이유 역시 두 분의 유전적 기질과 성향, 즉 命(명)이라는 요소와 더불어 두 분이 맞이한 계절, 즉 運(운)이라는 요소의 결합에서 내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결국 이 대목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내가 1955 년 7월 25일 새벽 4시에 태어난 것은 그냥 偶然(우연)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리하여 나는 1955 년 7월 25일 새벽 4시에 태어났고, 그로서 내가 장차 맞이하게 될 운의 사계절도 정해졌던 것이다.
내 경우 생후 12세가 되는 1967 丁未(정미)년에 立秋(입추)의 운을 맞이하게 되어 있었으니 내가 태어난 해인 1955 乙未(을미)년은 운의 흐름 또는 사계절에 있어 小滿(소만)의 운이었던 셈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내게 주어진 운명 상으로 소만 무렵에 태어나서 12 세에 입추를 맞이했고, 27 세에 입동, 42 세에 또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지점, 죽고 다시 태어나는 자리인 立春(입춘)을 맞이했다. 때는 1997 년이었다.
그리고 그때로부터 거의 17 년이 지났고 내년이면 생후 60 년, 우리 식으론 還甲(환갑)이 되는데 그로서 다시 소만의 운을 맞이한다.
그러니 내년이면 운명의 수레바퀴를 타고 한 바퀴 빙 돌아와 온 셈이다.
그 사이에 수레바퀴에 깔려 신음한 때도 있었고, 권좌에 앉아 군림했던 때도 있었다. (문제는 군림할 당시에도 나는 불만으로 가득했었는데 그거야 뭘 몰라서 그랬다고 변명을 하고 싶다. 언제 내가 살아봤어야 말이지.)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하나의 거대한 자연이라면 우리 저마다의 세계가 있는 것이고 자연이 있는 것이다. 그 저마다의 자연을 운명이라 할 뿐이다.
저마다 주어진 세계가 命(명)이고 그 변화를 運(운) 또는 自然(자연)이라 한다.
이제 운명의 수레바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대충이나마 얘기를 했다. 운명의 수레바퀴에 대해 알았으니 다음 글에선 그 수레바퀴를 타고 돌아가는 방법, 나아가서 즐기는 방법, 즉 사용 매뉴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내가 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2009 년 4월 5일이었으니 금년 4월 5일로서 5 주년이 되었다. 이에 작년 겨울부터 정리해온 내용들을 5 주년 기념 특집으로 올리고 있다. 나름 기획연재인 셈이다.
[출처]<a href='http://www.hohodang.com/?bbs/view.php?id=free_style&no=1178' target='_blank'>호호당 블로그</a>